2008년 제주 열방대학에서.
십계명(20:1-17)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나님 사이에 언약이 체결된 후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을 말씀하셨다. 아브람과의 일방언약 이후 명문화된 법으로 지켜야 할 것이 없었던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이제는 그것이 생겨난 것이다.
십계명이 두개의 돌판에 새겨졌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다(출 24:12, 31:18, 32:15 등). 왜 두 개의 돌판이 필요했는가와 이 두 판에 어떻게 말씀들이 배열되었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전통적으로는 양쪽에 다섯 개씩 나뉘어 새겨진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처음 다섯 계명의 단어는 146개이고 뒤의 다섯개의 계명의 단어 숫자는 26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섯 계명씩 나뉘어 기록되었다고 보기에는 뭔가 좀 맞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탈무드는 각 돌판이 십계명 전체를 새기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중세 주석가 사아디아(Saadia)는 한 돌판은 출애굽기 20장에 기록된 십계명을, 다른 돌판은 신명기 5장에 기록된 십계명을 새기고 있었다고 추측한다. [엑스포지멘터리 출애굽기 중]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십계명을 두 부류로 구분했다.
첫째, 하나님과 이스라엘 공동체에 속한 각 개인의 관계를 정의한다. 이 계명들은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란 표현을 다섯 차례나 반복하여 사용하면서 각 개인이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두번째 부류의 게명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들이다. 이 계명들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지 않는다. 또한 이것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종교와 사회에 적용되는 사회질서 확립을 위한 원리들이다. 십계명이 ‘여호와 너의 하나님’으로 시작했다가 ‘너의 이웃’으로 끝난 것은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함을 말하며, 계명을 지키는 행위를 통해 모든 삶과 사회 전반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십계명은 율법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언약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계명을 법률성만 강조하게 되면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십계명은 결혼 계약과 같다. 결혼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어 결혼의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마지못해 이행하는 의무감에서 십계명을 준수하게 된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의 근본적인 취지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을 가두기 위한 울타리가 아니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의 삶으로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최소한의 것을 제시하셔서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을 보이게 하셨고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은 이런 모습으로 산다'는 것을 보일 수 있게 하셨다. 어기기를 기다렸다가 벌하시려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자랑스럽게 이 세상 가운데서 선을 행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이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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