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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예배강의

예배와 성경(1)

by 처음사랑 2014. 12. 24.




천지창조


창세기는 네 가지 사건, 네 인물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창조, 타락, 홍수, 바벨탑의 네 가지 사건과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중심의 네 인물이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창조부터 바벨탑까지의 이야기가 아브라함부터 요셉의 이야기보다 더 중요하고 설명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하지만 창세기의 내용은 좀 이상하다.


마소라 사본에 등장하는 계보들과 자료들을 분석해보면 창세기는 총 2309년간의 역사를 수록하고 있다. 아담 창조에서 아브라함의 탄생까지가 1948년에 달하는데, 이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은 1-11장을 통해 상대적으로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는 반면 아브라함의 탄생에서 요셉의 죽음에 이르는 361년에 대한 기록은 12-50장에 걸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는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야기의 중요성에서도 이상하지만 연대적 비율에 기준한 공간 할애에 있어서 매우 불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불균형 현상은 천지창조부터 바벨탑까지의 사건이 하나님께서 피조물 중 인간을 특별히 구별하시고 구원을 베푸신 일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성경 전체가 하나님께서 하신 초자연적이고 위대한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고 계신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지창조는 하나님 밖에 하실 수 없는 아주 위대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창세기 전체를 두고 볼 때에 그 양은 두 장이 채 되지 않는다. 천지창조는 창세기의 아주 중요한 테마이기는 하지만 창세기의 전체적인 주제는 “역사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사역”임을 생각할 때 하나님의 역사 개입은 이스라엘의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장 이후에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짧게 기록되어 있는 천지창조의 사건은 하나님의 성품과 인간의 본질,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그들에게 펼쳐 나가시는 계획과 섭리를 이해하기 위한 기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천지창조 사건은 단회를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창조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맨 처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 세상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청지기로 인간들을 임명하셨다. 그러나 최초의 인간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잘 감당하지 못하였으며, 범죄하여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 세상에 유배되었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숫자가 늘어갈수록 죄도 늘어가는 인간을 노아 시대에 심판하셨고 홍수가 끝난 다음 노아 일가에게 옛날 아담에게 주셨던 생육과 번성의 축복을 다시 내려 주셨다(9:7).


이후 바벨탑 사건으로 인해 인간은 다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인간들을 축복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반대되는 일이 다시 한 번 이 땅에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12장에서 하나님은 온 인류가 아닌 한 부부를 통해 다시 한 번 창조사역을 펼쳐나갈 의지를 보이신다. 자식을 낳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이 다시 보여진 것이다. 이삭과 야곱의 아내들도 불임에 시달렸지만 그 때마다 하나님의 창조사역이 그들을 번성케 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천지창조의 위대한 사역을 이루시고 만드신 모든 것에 대한 권한을 인간에게 위임하셨다. 그 인간이 타락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위한 구원계획을 준비하고 계셨다.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세기를 보면서 우리는 어떤 신화적인 이야기로 가득한 옛날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배를 받으실만한 충분한 이유를 보여주는 구성과 에피소드들로 가득한 놀라운 책인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