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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예배강의

예배와 성경(14) - 사라의 죽음

by 처음사랑 2015. 1. 26.




사라의 죽음(23:1-20)

23:1은 사라가 127세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창세기는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죽을 때의 나이는 기록하고 있지만 그들의 아내들이 죽을 때의 나이는 밝히지 않는다. 사라가 유일한 예외이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역사 안에서의 사라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창세기의 저자는 아브라함이 사라의 죽음을 애도한 일은 2절에서 매우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으면서 사라를 묻을 땅을 매입한 일은 3-18절까지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평생을 함께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 땅 매입에 관한 이야기가 더 자세하게 기록된 이유는 이 이야기의 포커스가 사라의 죽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땅 매입에 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돈을 지불하고 헤브론에 땅을 샀기 때문에 그의 후손인 이스라엘이 이 땅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사라의 묘지가 된 이 따은 훗날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선조의 묘지가 된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리브가와 레아와 야곱이 이곳에 묻혔다(49:30-32; 50:13). 이 땅은 아브라함 집안의 선산이 되는 것이다. 훗날 모세가 보냈던 정탐꾼들이 헤브론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도 이 땅의 역사적인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민 13:22 "또 네겝으로 올라가서 헤브론에 이르렀으니 헤브론은 애굽 소안보다 칠 년 전에 세운 곳이라 그 곳에 아낙 자손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었더라"). 이스라엘이 정탐을 하고 난 후에 정탐꾼들과 어우러져 가나안 땅을 비방하고 정복하기를 거부했던 것은 조상때부터 이어져 온 하나님의 언약을 거부하는 행위였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법적으로 정당한 소유권이 있는 땅마저도 거부하는 행동을 한 것이다.


아브라함은 공짜로 땅을 주겠다는 에브론의 호의를 거부하고 가격을 치렀다. 그 당시 관례에 따르면 부동산을 남에게 무료로 줄 경우에는 그 땅을 소유했던 자의 후손들이 언제든 그 땅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었다. 영구적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땅 값을 치러야 했다. 한 사람의 1년 수입이 은 5-10세겔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브라함이 사라의 묘지로 쓸 땅값으로 지불한 400세겔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큰 돈이었다. 은의 무게로만 따져도 44킬로그램 이상이 된다. 후일에 다윗이 성전터를 구입하면서 은 50세겔을 지불했고(삼하 24:24 "왕이 아리우나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값을 주고 네게서 사리라 값 없이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 하고 다윗이 은 오십 세겔로 타작 마당과 소를 사고"), 예레미야가 사촌의 땅을 사면서 은 17세겔을 지불했던 것(렘 32:9 "내 숙부의 아들 하나멜의 아나돗에 있는 밭을 사는데 은 십칠 세겔을 달아 주되")을 감안하면 에브론은 아브라함에게 호의를 가지고 땅을 판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관례에 의하면 만약 땅이 원래의 가격보다 싸게 팔릴 경우에는 판 사람의 후손들이 나중에 원래의 거래가만 지불하고 그 땅을 물릴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이 가격 협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바가지를 쓰면서까지 후하게 지불한 것은 그 땅이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의 소유임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그 땅을 포함한 가나안 땅 전체를 후손들에게 주실 것을 약속하신 것을 믿었기 때문에 값을 치르고 땅을 사는 행위를 통해 그의 신앙과 확신에 대한 고백을 한 것이다. 사라의 묘지가 되는 땅을 사는 것 또한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순종함으로 행하는 또 하나의 삶의 예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