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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여행

우간다 여행 이야기 09

by 처음사랑 2017. 2. 8.


소로티 학교의 졸업식을 마치고 다시 진자를 향해 출발.
다시 너댓시간을 차를 타고 가는 여정이 시작 되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사진을 별로 안찍었다.
정말 많은 일을 한 것 같고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일정의 반 밖에 지나가지 않았었다.
이 기간에 찍은 사진이 이후에 찍은 사진의 몇재가 될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담았다.


지나는 트럭 위에 위험하게 올라탄 사람들은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큰 사고만 나지 않기를.


진자로 가던 길에 주위가 온통 바위산이었던 지역을 지났다.
뭔가 저곳에서 예배하고 기도하면 더 집중이 잘 될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밤이 되기 전에 진자에 도착해야 해서 그냥 지나왔다.


진자에는 무사히 돌아왔고.
다음날.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가까운 교회를 찾아갔다.
갈보리 채플 진자 지점(?).
작고 깔끔한 교회.
예배팀의 예배는 정말 깊이 있고 좋았다.
말씀은 영어로 전하셨는데 사실 2-30퍼센트도 알아듣지 못했다.
악기팀은 대충 봐도 많이 배우지 못한 느낌이었는데 연주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싱어들의 노래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그냥 노래만 듣고 있어도 저절로 예배가 되는 느낌적인 느낌.
예배사진은 눈치가 보여서 못찍었다. 그게 아쉽다.


주일 예배 후 소스 오브 나일(나일강의 시작점)을 돌아보기로 하고 모두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근사한 식당으로.
내 양손바닥을 합한 것보다 큰 립이 만오천이 안됐던 것 같다. 넘었나?
어쨌든 되게 저렴하다고 시끌벅적하게 환호하고 먹었다.
맛도 일품.
고기는 부드럽게 뜯어지고.
우간다에서 먹은 것 중 가장 고급진 음식.
식당 마당에 수영장이 있었는데 정말 수영하고 싶었지만 수영복이 없어서 패스.
현지인들 몇이 그곳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수영은 되게 못하더라고.
내가 이 몸으로 근육질의 그 녀석들 앞에서 더 멋지게 수영하는걸 보여주고 싶었으나 겸손하게 참았다.


빅토리아 호수 한쪽에 있는 나일강 시작점.
나일강이 길긴 긴가보다.
그나저나 빅토리아 호수는 대체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
너무 커.


소스 오브 나일을 돌아보는 재미중 하나는 새 사파리 투어가 같이 있다는 것이다.
진짜 명칭이 새사파리 투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배를 타고 빅토리아 호수 한쪽을 한시간 남짓 돌면서 새를 보고 다니는데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새거 많았다.
숫자도 많고 종류도 많고.
물 속으로 다이빙해서 사냥을 하는 작은 새가 있었는데 워낙 빨라서 너댓번 사진에 담으려고 했다가 실패.
흰머리 독수리도 있었고 펠리컨도, 난생 처음 보는 새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가지고 가면 실망할 듯.


이 도마뱀은 한 일분 정도는 선교사님 도마뱀 큰 거 있다고 말씀하시는데도 발견을 못했다. 색깔도 땅 색깔과 비슷한데다 땅에 착 달라붙어 움직이지 않고 혓바닥만 낼름거리고 있었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가 거의 내 키만 했던 엄청 큰 도마뱀.
여태 본 도마뱀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크기.


한쪽에 모여 있던 귀여운 원숭이들.
무치슨 사파리에서 봤던 원숭이들은 좀 무서웠는데 얘들은 귀엽게 생겼었다.


빅토리아 호수의 어부들.
배를 가진 사람은 그나마 좀 형편이 나은 사람이고 낚시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은 형편이 안좋은 듯.
취미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생업이 고기를 잡는 것인데 낚시로 잡아서 어떻게 먹고 살지.
집에 사용하지 않는 낚싯대를 주고 싶었다.


빅토리아 호수의 새들.


또 하루가 가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의 또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7-80센티는 되는 엄청 큰 새.
무거워서 날 수나 있을지 걱정했지만 잘 날아 다녔다.
고기 양식장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호시탐탐 물고기를 노리던 놈들.


빅토리아 호수의 멋진 석양.
석양 속의 펠리컨.


빅토리아 호수의 석양을 보고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끄러웠다.
돈도 없는 내가, 후원받아 사는 내가 이런 장면을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서 행복하고 또 부끄러웠던 순간이었다.


빅토리아 호수, 소스 오브 나일을 돌아보고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
또 하루가 갔다.
아프리카에서의 하루가 또 지나갔다.
이 사진들이 아니었으면 이 날은 금방 잊혀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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